이문선 작가 사진 초대전
MOON-SUN LEE PHOTOGRAPHY EXHIBITION
2019. 10. 10 — 2019. 12. 10
작가 이문선은 2013년 서울에서 속초까지 무작정 걸어서 간 이후, 현재까지 속초에 살면서 설악산을 오르내리며 설악을 담고 있다.
속초로 간 후 매일 아이폰을 들고 설악산을 오르며 사진을 찍은 지 4년쯤 되었을 때, 드디어 겨우 설악이라는 이름을 잊었다고 하였다. 아이폰으로 찍는다고 하였으니 이미 ‘카메라’라는 도구에도 매이지 않았을 것이다.
설악산이라는 이름을 잃어버린 자리에 수많은 능선과 숲, 나비와 꽃, 금강굴과 가야동의 선과 색을 통해 다시 설악이 드러났다. 확연무성, 확 트여서 성스럽다 말한 것이 없다는 경지를 그는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108점의 작품을 발원하고 현재까지 54점의 작품을 완성하였다. 2015년 개인전을 통해 일부를 발표하였고, 갤러리 우화각 개관에 맞춰 전시되는 <가야동 계곡>은 108점 연작 중 하나이다.
그의 작업은 아이폰으로 촬영된 다수의 이미지를 겹치고, 색과 대상을 넣고 빼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며 완성된다. 그의 작품 앞에서 사진을 불쑥 사진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이유가 이렇게 까다로운 드로잉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작품 <범바위>는 카메라를 버린 이문선 작가에게 김우영의 소장 카메라를 들려 완성한 우화각 프로젝트 작품이다. 라이카 모노크롬으로 재현한 범바위의 섬세한 질감과 명암으로 작가는 성인봉과 울산바위, 범바위 조형을 확연하게 설악산으로 귀의시키고 있다.
2013년 이전 이문선 작가는 정토회 미니갤러리를 통해 매달 1점씩 바라밀다 12점 연작을 발표하고 ‘바람일다’를 출간하였다.